천하사주
천하사주(4) - 여담(2) - 집단사망 본문
▣ 집단사망(集團死亡)
“저도 질문 있습니다.”
손까지 번쩍 든다. 하마터면 들고 있던 커피를 쏟을 뻔했다. 정희다.
“대형 사고로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죽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사주가 다 다르니 죽는 날도 달라야 하는데 왜 같은 날 죽나요? 사주로 죽는 날을 알 수 없나요? 아니면 사주가 잘못된 건가요?”
“사람이 사망하는 때를 사주학에서는 사망영기(死亡靈氣) 또는 귀천영기(歸天靈期)라고 하고 죽는 해를 사망시기(死亡時期) 또는 귀천시기(歸天時期)라고 하는데 이 영기와 시기는 사주학의 진수를 제대로만 깨달았다면 사주로 정확하게 살필 수 있습니다. 그러니 만일 본인 죽는 때를 알고 싶으시면 언제라도 물어보기 바랍니다. 하하하.”
“정말 죽는 때를 안다는 말씀이세요? 몇 번 사주를 보러 다녔지만 죽음에 관한 말은 듣지 못했는데요.”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것이 죽음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사주로 정확한 죽음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으려면 사주학의 진수를 상당히 깊게 깨달아야 합니다.”
“그러니까 죽음을 정확하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역술인이 별로 없다는 말씀인가요? 2등급 수준도 어렵다고 하셨으니까요.”
“상희씨가 물었으니 답하겠습니다. 죽음을 정확하게 말하려면 무엇보다 오행 크기를 정확하게 산출하여 용신을 정확하게 추출한 후 용신 유형과 일주 비겁의 오신을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용신 유형과 일주 비겁의 오신에 따라 사망영기와 사망시기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더욱 같은 날에 많은 사람이 동시에 죽는 것은 이상하지 않나요?”
모두 재미있는지 탁자에 바짝 앉는다.
“모르면 이상할 것이고 깨달으면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의 죽음에는 용신 유형이 중요하고 용신 유형에는 정상 용신과 비정상 용신이 있는데 비정상 용신인 사람의 비율이 약 60% 수준입니다. 즉 정상 용신인 사람보다 비정상 용신인 사람이 더 많다는 뜻입니다. 그렇다고 정상 용신인 사람은 정상이고 비정상 용신인 사람이 이상한 것은 절대 아닙니다. 사운(死運), 아니, 귀운(歸運)을 살피고 더 정확한 길흉의 흐름을 살피기 위해 용신을 두 유형으로 구분한 것뿐이니까요.”
“그러면 말씀하신 비정상 용신이 여러 사람의 죽음과 관련 있다는 건가요?”
잠잠하던 한성이다.
“그렇습니다. 정상 용신인 사람의 죽음은 상대적으로 쉽게 예측할 수 있지만, 비정상 용신인 사람의 귀운은 기본적으로는 예측 가능이나 예측 난해(難解)도 적지 않습니다. 더구나 비정상 용신인 사람이 정상 용신인 사람의 숫자보다 더 많은 것이 집단사망의 중요 원인입니다.”
“그러면 용신 유형에 따라 일상의 언행에는 차이가 없습니까?”
철민도 낀다.
“일상에서 차이가 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겠습니다. 가령 우리 주변에 보면 보통 사람은 가지기 힘든 재능이나 기능, 놀라운 행동, 언변을 어렵지 않게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통상 재인(才人), 기인(奇人), 영웅, 열사 등으로 부르곤 하는데 바로 이런 사람의 대부분은 비정상 용신입니다.”
“선생님! 그럼 ‘또라이’도 비정상 용신일 가능성이 크겠네요?”
너무도 당당한 질문에 모두가 파안대소한다. 물론 상희다.
“또라이라는 표현보다는 약간 튀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튀인’이 어떤가요? 하하하, 여하튼 튀인이건 또라이건 평상시 언행이 보통의 사람과 크게 다르다면 비정상 용신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커피로 숨을 돌린다. 한 시간도 넘은 것 같다.
“집단사망은 대형 사고나 전쟁, 자연재해 등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어느 것이건 정상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그런 대형 사건으로 죽음이 발생한다면 정상 용신보다 비정상 용신인 사람이 피해당할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 더구나 비정상 용신은 정상 용신보다 사주학적으로 사람을 끄는 힘, 즉 인력(引力)이 더 강한데 이런 특성은 죽음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그 말씀은 비정상 용신인 사람이 많은 곳에서 대형 사건이 발생하면 비정상 용신의 인력이 곳곳에서 작용하여 더 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끌어당기는데 그 인력에 비정상 용신인 사람이 더 많이 속한다는 말씀인가요?”
한성이다. 대단한 근기다.
“그렇습니다. 더구나 앞에서 말한 사망영기의 기간은 대운 기준이므로 10년입니다. 따라서 대형 사건이 터졌을 때 그 장소에 있던 사람 중 사망영기 기간에 해당하는 사람은 모두 귀천합니다.”
“그러니까 대형 사건이 터진 곳에 있지 않았다면 비록 사망영기 중이라고 하더라도 최대 10년 후에 죽을 사람도 대형 사건이 터진 곳에 있었기 때문에 죽는다는 뜻인가요?”
홍 사장이다.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때 인력에 의해 끌려간 사람은 정상 용신이건 비정상 용신이건 10년 사망영기인 사람은 모두 해당하는데 특히 비정상 용신인 사람과 사망시기에 가까운 사람이 우선입니다.”
조용하다. 지난 몇 년간 국내외의 여러 대형 사고와 자연재해가 떠오른다. 아무도 영월루에 오르려고 준비하지 않는다. 먼저 일어난다.
"그러면 집단사망으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우선 본인의 사망영기를 미리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합니다."
"아니, 제 나이 이제 삼십인데 제가 죽을 날을 미리 알고 있으라는 말씀이세요?"
상희가 대들 듯 묻는다. 여강 바람결에 미소가 번진다.
"알고 싶지 않으면 알지 않아도 됩니다. 선택이니까요. 그러나 죽음은 새로운 삶의 씨앗이니 굳히 두려워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대화가 창출된 것은 정희 양의 집단 사망 원인에 관한 질문이고 집단 사망으로 죽지 않는 방법을 설명하는 것이니 그렇게까지 예민하지 않으셔도 되지 않나요? 하하하"
상희가 머쓱한지 입가가 씰룩인다.
"솔직하고 당당하게 말하겠습니다. 나이 오십이 넘은 사람과 나이에 상관 없이 비정상 용신인 사람은 본인의 사망영기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합니다. 모른다고 해도 어차피 때가 되면 죽기 때문입니다. 하늘의 뜻이니까요.
"아니, 왜 비정상 용신인 사람은 나이게 상관없이 사망영기를 미리 알고 있어야 하나요?"
상희다. 한결 얌전해졌다.
"정상용신인 사람은 기본적으로 최소 50세가 넘어서 죽기 때문입니다.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그러나 비정상 용신인 사람은 50세 이전에도 귀천 가능성이 비일비재합니다. 그래서 비정상 용신인 사람은 미리 사망영기를 살펴 대응 전략을 실천하는 것이 좋으므로 미리 알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조용하다. 홍 사장을 제외한 나머지는 자신이 비정상 용신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갑자기 두려움이 밀려든다. 지금까지 본인은 죽을 때가 아니라고 굳게 믿어 왔는데 일순간 그 믿음에 금이 가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을 것이다. 죽음과 삶이 적나라하게 마주하면서 죽음의 공포와 삶의 갈증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멀리 하늘과 맞닿은 여강을 바라본다. 커피 향이 그윽하다. 누군가 조용하게 헛기침을 한다.
"저,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저희 사주를 모두 살피셨으니 누가 비정상 용신인 줄도 아실 것이고 언제가 누구의 사망영기 인 줄도 아시겠네요?"
한성이다.
"예, 알고 있습니다."
다시금 침묵이 흐른다. 묻고 싶은 것이 있는데 물을 수 없는 것 같다.
"자,자, 너무 깊게 빠지지 말기 바랍니다. 생사는 하늘의 뜻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인간으로서 할 일을 충실히 하면 됩니다. 아울러 삶은 운명이지 숙명이 아닙니다. 따라서 비록 사망영기에 해당되더라도 얼마든지 극복하는 전략을 실천하여 죽음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본인의 사망영기를 알라고 한 것입니다."
"만일 미리 사망영기를 알아서 죽음에 도전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나요?"
"당연히 사망영기 기간 중에 만나는 사망시기에 죽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마침 대형 사고 발생 장소에 있다면 사망영기 기간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망 시기가 남았는데도 집단 사망에 포함됩니다. 억울한 죽음이 되겠지요."
"그러니까 대형 사고 발생 장소에서 나이 오십 전인데 죽었다면 비정상 용신인 사람으로 사망영기 기간 중이 었으므로 죽었다는 말씀인가요"
홍 사장이다.
"그렇습니다."
"만일 죽은 그 젊은이가 비록 비정상 용신이고 사망영기 기간 중이기는 하지만 사망 시기는 몇 년 더 남아 있으므로 미리 본인의 사망영기를 알고 있고 사주학 진수의 도움으로 죽음에 도전을 실천하느라 그날 그 시간에 그 장소에 가지 않았다면 그때 죽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인가요?"
"그렇습니다. 정확하게 짚었습니다. 굳입니다!"
"그럼 미리 본인의 사망영기를 몰랐고 죽음에 도전하지 않은 상태로 대형 사고 장소에 무작정 간 것이 그 젊은이가 집단 사망에 포함된 원인인데 만일 미리 본인의 죽음을 알아 도전 실천을 위해서 그날 그 장소에 가지 않았다면 그 젊은이는 그때 죽지도 않겠지만 오히려 죽음에의 도전이 성공하여 한참 더 살 수 있다는 뜻인가요?"
한성이가 한 번 더 정리한다.
"정확합니다. 따라서 미리 알고 도전하느냐? 모르고 하던 대로 하느냐에 따라 죽지 않아도 될 사람이 집단 사망에 휩쓸리기도 하고 죽어야 할 사람이 길운을 누리면서 10년, 20년 더 잘 살 수도 있습니다."
"아!....."
"사망영기에 도전하여 성공하면 길운을 누리나요? 그것도 20년 씩이나요?"
상희 질문에 생기가 돈다. 조금 점 침울했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한 마디로 죽을 고비를 넘기면 길운을 누립니다. 20년이 아니라 30년 이상도 누릴 수 있습니다. 하늘의 은총이자 배렵니다."
"죽음을 미리 알아도 되는 것 아니야?"
"선생님께는 죄송하지만 믿어도 될 까?"
"길운을 누린다는데 도전 안 할 이유가 없는 것 아니야?"
"그런데 솔직히 난 죽음을 미리 아는 게 두려워!"
여자들의 수다판이 벌어졌다.
"집단 사망은 분명히 안타까운 일입니다. 더구나 젊은이나 청소년들이 그 집단사망에 포함되는 것은 더욱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다시 한번 말하지만 생과 사, 삶과 죽음은 하늘의 뜻입니다. 그런데 하늘은 항상 그 뜻을 어떤 형태로는 인간이 알 수 있게 살며시 보입니다. 따라서 그런 하늘의 은총과 배려를 깨달아 실천하는 사람은 하늘의 은총을 누릴 것이나, 그렇지 않고 그런 하늘의 뜻을 믿지 않거나 무시하며 본인의 인식과 아집에 사로잡혀 멋대로 하는 사람은 안타깝지만 그대로 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선택은 본인 몫입니다."
"선생님! 정말 죽음에 도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몇 번을 설명했습니다. 사주학의 진수에 엄연히 있습니다. 주관적 주장이나 방법이 아니라 객관적 방밥이고 전략입니다. 그러나 쉽지 않을 것입니다."
"쉽지 않다는 말은 무슨 의민가요? 도전 과정이 어렵다는 뜻인가요? 아니면..."
"3000년나 된 사주학이 얄팍한 돈벌이에 놀아나다 보니 사람의 신뢰를 얻지 못했기에 알려줘도 믿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큰 데다,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는 인간의 보편적 심리 때문에 얘기해준 죽음도 믿지 않을 것이고 그 죽음에 도전하는 방법은 들으려 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역시 선택이군요."
홍 사장의 대꾸가 긴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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