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사주
천하사주(6) - 여담(4) - 요절(2) 본문
“상희씨 잘못 아닙니다. 말은 안 해도 여기 계신 수강생 모두 의구심을 확실하게 떨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사례로 설명하겠습니다. 노트북을 가져오겠습니다. 사주 주인은 모두가 다 아는 조선 6대 왕 단종입니다.”
어느새 철민이가 영월루로 뛴다. 대견하고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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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정경
유신사자
을갑계임신경기무
미오사진묘인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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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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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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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성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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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성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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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상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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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력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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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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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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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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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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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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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본다.
“뭐가 보이나요?”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설명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사주의 용신은 비정상 용신입니다. 물론 여러분의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나중에 용신론을 배워 깨달으면 금방 비정상 용신이라는 것을 알 것입니다. 참고로 이 사주 용신이 비정상 용신임을 아는 역술인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단종의 출생 시간은 어떻게 아셨나요, 선생님? 인터넷 등에 없을 텐데요.”
상희다. 궁금한 건 못 참는다.
“없어도 추출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사주학의 진수인 사주수리론의 위대성입니다.”
“그러면 출생 시간을 모르는 사람의 출생 시간을 선생님께서 알려 주실 수 있다는 말씀인가요?”
“그렇습니다. 정확하게 알려 줄 수 있습니다.”
“사주학을 공부하면 누구나 모르는 출생 시간을 추출할 수 있나요?”
“거의 어렵습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별별 주장이 많았습니다. 물론 모두 엉터립니다.”
“그래서 그런지 인터넷 만세력 앱에도 출생 시간을 모르면 시주는 나오지 않더군요. 저희에겐 가르쳐 주실 건가요?”
“4등급인 묘급(卯級)이 되면 가르쳐 줄 것입니다.”
“단종의 이 오행 지수만 보시고 어떻게 사망영기와 사망시기를 아실 수 있나요?”
“비정상 용신의 사망영기 추출은 몇 가지 원칙이 있으므로 그 원칙에 따라 대운에서 사망 시기를 추출하고 해당 대운의 연운 중에서 또 원칙에 따라 사망시기, 즉 단종이 붕어하는 해를 추출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 사주의 사망영기는 갑오(甲午) 대운입니다. 사주학 진수의 비정상 용신 사망영기 원리에 따른 것입니다.”
“그럼 단종이 갑오 대운에 붕어하지 않을 방법이 사주학적으로 있나요?”
우 차장이 나선다. 모두의 궁금증을 대변하는 것 같다.
“일단 도전할 수 있습니다. 신묘(辛卯) 대운이 2차 사망영기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신묘 대운까지 살 수 있다면 30여 년을 더 사는 것이네요?”
“그렇습니다. 그러나 설명한 대로 반드시 지키고 지켜져야 하는 덕목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덕목이 지켜지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덕목이 무엇인데요? 선생님?”
“이 사주는 매우 강력한 관성 극편격입니다. 따라서 수준 낮은 역술인이 살피면 활운 관운이 어마어마하게 좋아 군왕사주(君王四柱)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아닙니다. 표에 보다시피 관성과 재성 크기를 더하면 92.48%기에 75.00% 이상이므로 매우 강력한 극편격이기 때문에 강력한 길운이 길운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강력한 악운 역할을 합니다. 이미 설명한 극편길운에 의한 극편창화입니다. 그런데 그 강력한 악운의 중심에 관직 등 ‘활동운’인 관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주 주인은 강력한 관직, 즉 왕이라는 직책 때문에 매우 참혹한 악운을 당한다는 뜻이니 지켜야 하는 덕목의 1순위는 횔운 관성 왕위를 버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이 사주의 일주 비겁이 한신이므로 본인은 물론 본인의 형제, 친구, 신하들 모두가 죽은 듯이 조용히 있어야 합니다. 즉 본인은 애당초 왕위에 오르지 말아야 하고 부득이 올랐다면 빨리 버려야 한다는 뜻이며 만약 버린다면 왕위를 버렸다고 아우성치지 말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봉건 군주 시대에 과연 가능할까요? 오르고 싶지 않아도 이미 세자로 책봉되었으니 올라야 하고 버리고 싶어도 마음대로 버릴 수나 있었겠어요? 명분과 실리에 따라 본인이 왕위를 유지하게 해야 하는 신하와 따르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또 설사 버렸다고 하면 본인이야 스스로 버린 왕위니까 미련 없겠으나 명분과 신념을 중요시하는 당시의 신하나 친지들은 과연 그럴까요? 그래서 안타깝게도 조귀(早歸) 극복 전략은 실천하기 어려울 것이고 결국 사주 주인 단종은 비참함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비정상 용신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난 사례입니다.”
긴 한숨이 이어진다. 멀리 단종이 건넜을 남한강 나루터가 보이는 것 같다. 잠시 목울 축이고 숨을 고른다.
“세습 왕위의 비극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르고 싶지 않아도 올라야 하고, 버린 후 조용히 살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운명, 그 운명에 도전하고 싶어도 명분과 신념을 앞세운 신하들이 본인의 도전에 오히려 방해되는 현실, 단종의 짧은 인생은 그렇게 비극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정말 눈앞에서 역사를 겪는 것 같습니다. 놀랍습니다. 사주가 이렇게 정확성을 지닌 것인 줄 미처 몰랐습니다.”
홍 사장이 대표로 인사하는 것 같다.
“극편길운, 극편창화, 비정상 용신의 사망영기, 악운 극복 전략의 실천 여부 등의 사례를 한꺼번에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우 차장도 나선다.
“선생님, 하나만 더 질문해도 될까요?”
“무엇인가요? 소영씨?”
“단종의 부인, 즉 중전의 운명을 이 사주로 알 수 있나요?”
생뚱맞다. 잠시 망설인다. 수강생들의 눈빛이 간절하다. 사주로 아내의 운명을 알고 싶은가 보다.
“한마디로 이 사주는 아내와 인연이 없습니다. 즉 단종과 혼인하는 여자는 남편 복이 전혀 없이 평생을 외롭고 힘들게 산다는 뜻입니다.”
“사주만 보고 그렇게 금방 알 수 있나요? 왜 그런가요?”
도발이다, 물론 상희다.
“남자 사주의 처운은 재성으로 살피는데 이 사주의 경우 관성 활운과 재성 근운이 이행 동체가 아닌 것이 첫 번째 이유고, 일주 비겁이 한신이므로 길운이 식상과 재성 근운으로 흐르지 못하는 것이 두 번째 이유며, 세 번째는 능운 식상이 무력오행이기 때문이며 네 번째는 비겁 한신과 식상에서 창출되는 길운 단류 때문입니다.”
“와우! 처음 듣는 용어가 무슨 뜻인지는 몰라도 아내와 인연이 없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네요.”
“상희씨, 사주학의 진수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거짓말을 하는 것은 인간이고 사람이 거짓말을 하도록 부추기는 것은 돈입니다. 따라서 사람이 돈에 붙들리지 않으면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무슨 뜻인지 아시겠지요?”
붉어진다. 공연한 질문을 했다고 자책하는 표정이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데 참는 것 같다.
“상희씨, 묻고 싶은 것이 있는 것 같은데 하셔도 됩니다.”
“정말요? 그럼 여쭙겠습니다. 단종과 결혼하는 여자는 누가 되었건 힘들고 외로운 평생을 사나요? 그러니까 단종의 사주는 아내를 불행하게 하는 사주라는 뜻인가요?”
정말 궁금한가 보다. 요절 설명이 처운 설명으로 옮겨 앉는 것 같다.
“그렇습니다. 단종의 사주는 아내를 외롭고 힘들게 합니다. 따라서 냉정하게 말하면 결혼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한 나라의 세자가, 왕이 결혼하지 않을 수 있나요? 본인은 하고 싶지 않아도 제도와 명분과 신하들의 신념이 용납할까요?”
침묵이 이어진다.
“앞으로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으니 여담은 여기까지만 하고 진도 나가야지요?”
모두 일어선다.
“잠깐, 여기에 탁자도 있고 좋으니 영월루에 가서 개인 사물을 가지고 오시죠. 여기서 합시다. 다음 시간부터는 수강생 중 한 사람의 사주를 풀이하면서 공부하겠습니다.”
“정말요?”
상희가 한소리하고는 종종걸음으로 걷는다. 잠시 허리 펴고 일어나 여강의 가을빛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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